문상현금화 [단독]서두르다 참사 냈나···울산화력 보일러동 철거, 계획 대비 6개월 이상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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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댓글 0건 조회 419회 작성일 25-11-12 00:07본문
9일 동서발전이 작성한 ‘울산기력 4·5·6호기 해체공사 기술시방서’를 보면 사고가 발생한 보일러동 철거의 종료시점은 ‘2025년 4월’로 제시되어 있다. 반면 사고가 발생한 지난 6일에는 발파작업에 앞서 취약화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공기가 계획 대비 6개월 이상 지연된 것이다.
동서발전은 2024년 2월 철거를 시작해 2026년 3월에 모든 공정이 마무리되는 일정으로 공사를 발주했다. 총 9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철거공정 중 보일러동 철거는 6단계에 해당한다. 이후 7단계로 연돌(굴뚝) 철거, 지중 콘크리트 제거(8단계), 작업 마무리(9단계) 등 3단계 공정이 더 남아있다.
동서발전은 공기지연 사실을 인정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보일러동 철거에 앞서 필수적인 터빈동 철거를 위한 인허가 및 혹서기 작업 중단 등 문제로 공기가 지연된게 맞다”면서도 “감안해서 2개월 가량 공기가 연장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동서발전 주장대로 공기를 단 2개월 연장해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시방서를 보면 보일러동 철거 이후에도 7~9단계 철거 공정에 10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나온다. 거대한 연돌 철거만해도 발파준비, 시험발파, 본발파, 잔해제거 완료까지 6개월이 소요된다.
시공사인 HJ중공업이 지연된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보일러동 철거 과정에서 공정을 서둘러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2022년), 신안산선 붕괴사고(2025년) 등도 무리한 공기단축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시형 노동안전국장은 “보일러동 철거 공정을 보면 4·5·6호기를 동시에 취약화 작업을 하는 위험한 방식을 택했다”며 “그렇게 서둘러서 무리하게 할 작업이 아닌데, 공기지연 문제가 있었다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공기 문제와 사고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HJ중공업은 공기 지연문제로 이미 대규모 소송을 겪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월 HJ중공업을 상대로 강릉안인화력 1·2호기 석탄취급설비 공기지연 등과 관련해 81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경우 공기가 22개월 지연됐는데, 양측은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 중이다. 경향신문은 공기지연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HJ중공업과 보일러동 발파해체 시공업체인 코리아카코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날 붕괴현장에서는 매몰사고로 숨진 김모씨(44)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김씨는 사고 발생 약 1시간20분 만에 구조물이 팔이 낀 채로 구조대원들에게 가장 먼저 발견됐다. 당시 비교적 의식이 또렷해 생환이 기대됐지만 열두 차례 넘는 시도에도 무거운 구조물 탓에 구조에 실패했고, 이튿날인 7일 오전 사망했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매몰된 총 7명 가운데 사망자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남은 4명 중 2명은 매몰 위치가 확인됐지만, 다른 2명은 아직 위치파악이 안된 상태다.
4·6호기의 붕괴위험성이 높아지면서 구조인력을 투입한 실종자 수색은 일시 중단됐다. 소방당국은 드론을 활용한 수색은 지속하되 4·6호기를 일단 해체한 뒤 인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밤새 내린 비와 현재 불고 있는 바람, 사고 발생 전 진행됐던 취약화 작업을 고려할 때 ‘붕괴 위험성이 높아 내부 수색작업은 위험하다’는 구조기술사의 의견이 있었다”며 “지금은 4·6호기의 해체를 위한 취약화 작업을 하는 인력만 현장에서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이 파면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과 법정에서 다시 만났다. 재구속된 뒤로 석달여간 재판 출석을 거부해 온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지난달 30일부터 갑자기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은 특별검사팀과 변호인, 곽 전 사령관이 말하는 도중 끼어들어 직접 반박하고, 곽 전 사령관을 향해 “내가 정말로 그렇게 말했나” “다시 한번 잘 기억해보라”고 보채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의 말이 모두 “조작이고 가짜”라던 탄핵심판 때보다 조바심을 내는 모습이었다.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이 진행된 지난 3일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초반부터 곽 전 사령관을 “엉뚱한 말을 하는 사람”으로 공격했다. 변호인단이 곽 전 사령관에게 ‘답변을 예, 아니오로만 하라’고 다그치는 상황이 반복되자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사람마다 언어습관이 다른 걸 이해해주셔야 한다”고 제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말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자신의 변호인들을 이렇게 두둔했다. “재판장님. 탄핵심판 때도요, 그때도 소추인 측에서 질문하면 하도 뭐 답변이 길고 엉뚱한 얘기를 많이 해서 제한시간 안에 물어보질 못했습니다. 답변을 원래 저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변호인들이 탄핵심판 때가 생각 나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곽 전 사령관을 기억력이 나쁜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신문 도중 갑자기 ‘장군 진급이 몇년도냐’ ‘투 스타는 언제였냐’고 묻고 곽 전 사령관이 머뭇거리자 “본인 인사 사항인데 왜 기억을 못하냐”고 추궁했다. 곽 전 사령관이 “2013년인가, 제가 작전처장할 때”라고 답하는 도중 윤 전 대통령은 “2018년인데?”라며 말을 가로막기도 했다.
비슷한 상황이 계속되자 재판부는 “증인이 (필요한) 답변을 다 한 것 같다”며 “일관된 말씀을 하니까 계속 같은 질문을 해서 원하는 답을 얻으려고 하지 마시라”고도 지적했다.
변호인 측의 집요한 트집잡기에도 곽 전 사령관의 말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다는 증언을 유지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전인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에서도 ‘비상대권’ 같은 말을 언급했다고 증언했다. 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계란말이와 베이컨”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번 기억을 되새겨 보세요. 내가 원래 우리 관저에서 군 수뇌부 한 20여명 해서 저녁식사를, 다들 고생했기 때문에 그걸 하려고 장관에게 좀 모아보라고 했더니, 장관이 ‘각자 자대에 복귀해야 하니 서울에 있는 몇 사람만 부르시죠’ 해서 그 모임이 된 건데. (중략) 계란말이도 제가 만든 겁니다. 계란말이랑 베이컨 구워놓고 여러분 기다리다가, 8시 넘어 오셔가지고 술 마시기 시작한 겁니다.” 군인들을 격려해주려 편하게 만난 자리였기 때문에 계엄 관련 이야기는 나올 수 없었다는 취지다.
“그 자리에서 분명히 비상대권 이야기를 들었다”는 곽 전 사령관에게 윤 전 대통령은 ‘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느냐’고 닦달했지만 유리한 답을 끌어내지 못했다. 답답한 기색을 보이던 곽 전 사령관은 오히려 ‘폭탄 발언’만 내놨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에 불출석하는 동안 “핵심 증인이 나올 때 출석하겠다”며 윤 전 대통령과 직접 소통했던 이들을 위주로 불러 신문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곽 전 사령관처럼 계엄 전후로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직접 받았던 이들의 증언의 신빙성을 흔드는 데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이런 전략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에 출동한 계엄군을 지휘했던 이상현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준장),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대령), 김형기 육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 등은 앞서 재판에 나와 ‘문짝을 부수고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 ‘총을 쏴서라도 끌어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재판에는 계엄 전후 국무회의에 소집됐던 국무위원들이 증인으로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재판에 나온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 조규홍 전 보건복지부 장관,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모두 ‘한 전 총리가 계엄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건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한 전 총리 역시 계엄 선포 계획을 전혀 몰랐던 것처럼 보였고 “계엄이 해제돼서 천만다행”이라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계엄이 선포되기 전 윤 전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있는 자리에서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인물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전 장관뿐이었다. 최 전 장관은 한 전 총리에게 “대통령을 왜 말리지 않았느냐” “50년 공직 생활 마무리하려고 했냐”며 강한 어조로 따졌다고 한다.
조규홍 전 장관은 “예의에 어긋날 정도의 톤이라서 놀랐다”면서 당시 한 전 총리가 “나도 최선을 다해서 말렸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최 전 장관은 언론사 단전 단수 관련 지시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있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서도 “너는 원래 예스맨이니까 노라고 못했겠지”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조태열 전 장관은 계엄을 선포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한 번만 재고해주십시오. 제가 제대로 보필하려는 거 아닙니까” “70년 역사가 무너집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 전 장관도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끝내 말리지 못했다. 그는 대통령실 대접견실에 모인 다른 국무위원들이 계엄에 반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섭섭했다”면서도 “좀 거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제가 오기 전에 다들 얘기를 하신 모양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재판에서는 매번 소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재판에서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제시하는 증거와 진술 하나하나에 딴지를 걸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707특임단 소속 박모 소령은 당시 계엄군이 소지했던 케이블타이 사진을 보고 “포박용으로 쓰는 게 맞다”고 증언했다.
김 전 장관 측 유승수 변호사는 당시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해당 케이블타이를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증언을 증거로 쓰려면 타이를 습득한 이재명도 증인신청이 필요하다” “증거물을 찾으려면 이재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본인 의사대로 진술한 걸 (법정에서) 확인하고 ‘사실이다’라고 하면 그 자체로 증거능력이 있다”며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이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김 전 장관이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자 뒷줄에 앉아있던 지지자 20여명은 “장관님 사랑합니다!” “장관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재판부가 이를 제지하자 “판사님도 사랑해요!” “판사님 귀여우시다”며 환호했다.
2016년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우리 법 중 드물게 허용되는 ‘선물’의 법적 성격과 한도를 담고 있다.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부조 목적’에 해당해야 하고, 100만원을 넘어선 안 된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공직은 물론 우리 사회의 선물을 고리로 한 일상적 부패 관행을 제대로 인식하고 근절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회적 상례’에 맞는 선물과 ‘잠재적 뇌물’ 사이의 경계가 흐릿했기 때문이다.
2023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당대표 당선 며칠 뒤 그의 부인이 김건희씨에게 명품백을 선물한 사실이 드러났다. 선물은 “당선을 도와줘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발견됐다. 당시 3·8 전당대회에서 ‘윤심 개입’ 논란 속에 대역전한 김 의원의 석연찮은 당선 과정을 감안하면 뇌물인지 선물인지 모를 행태도 문제지만, 해명이 더욱 심각하다.
김 의원은 “신임 여당 대표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한 것”이라고 했다. “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원만히 업무 협력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고도 했다. 대통령 부인에게 준 100만원대 명품백 선물이 관행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집권 세력 2인자조차 이렇다면 상납이 일상화된 부패의 도가니라 할 수밖에 없다. 여당 대표와 대통령 배우자가 무슨 업무 협력에 개입하고, 사회적 예의를 차릴 관계인지도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중국 작가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에는 먹고살기 위해 피를 파는 허삼관이 아들의 상관을 접대하려 분투하는 장면이 나온다. 50대 나이에 한 달 전 매혈을 하고도 또 피를 팔아 술·담배를 사고 과하다 싶을 만큼 음식도 마련한다. 구토하고 죽음의 공포를 느끼면서도 접대를 위해 술 마시는 장면은 짠하기 그지없다. ‘몸은 상해도 감정은 상하면 안 된다’는 거였다.
과거 한국 사회도 명절이면 고가 양주나 과일상자 들고 상관의 집으로, 갑의 위치인 공무원이나 원청업체 임직원 집으로 인사 다니던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업무 협력이기보다는 관계에 기름칠하는 잠재적 뇌물이었음은 불문가지다. 권력자에 대한 선물에 ‘의례’나 ‘예의’란 말은 성립하기 어렵다. 그래서 김 의원의 ‘사회적 예의’ 강변은 오히려 ‘뇌물 자복’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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